티스토리 뷰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매일 출근하는 거 말고,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일은 없을까?

ㅋㅋㅋㅋㅋ

 

상식적으로, 그런 일이 있을리가 있나요.

게으르고 나태한 주부의 허왕된 바램일 뿐.

그걸 알면서도 알바몬이랑 알바천국 이 잡듯이 뒤져봤다는 건 안비밀 ㅋㅋ

 

변명이겠지만,

개인적인 사정상

매일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지기 어렵답니다.

정말 변명이 맞지만,

주부님들 중 일부는 공감이 되실지도...(찡긋)

 

 

ㅋㅋㅋ

 

그러다 우연히 버스 안에서

제 앞자리에 앉은 아주머니 두 분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일.

 

노.가.다

ㅋㅋㅋㅋㅋ

 

흔히 남자들의 세계로만 여겨지는 일당잡부~!

알바 좀 해봤다는 대딩들이

꼭 한번씩 경험해 봤다는 노가다 알바.

 

이걸 여자들도 할 수 있다는 정보!

^^

 

조금은 두려웠지만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갈등이 됐죠.

일용직을 구하는 인력사무소,라고 하면

떠오르는 광경이 있었으니까요.

 

 

 

나도 새벽 다섯 시 반에 나가서

일감에 목마른 아저씨들과 경쟁하며 기다리다가

일이 없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자꾸 망설여지게.

 

그치만 꿈에 그리던(?!?!) 일을 찾았으니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었어요.

 

인터넷으로 근처 인력사무소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일일이 전화를 걸기 시작!

걸걸한 목소리의 아저씨들이 전화를 받는데

뭔가 기죽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우선 궁금한 거 몇 가지만 물어볼라치면

다짜고짜 일단 나와보라고 ㅋㅋㅋ

 

그러다가 딱 다섯 번째,

이때까지와는 다른 친절한 아줌마 목소리

앗, 여기다 싶었고요,

ㅋㅋㅋ

 

아니나다를까 전화상으로

제가 궁금해했던 내용들을 줄줄이 읊어주셨어요.

가장 좋았던 건

새벽에 매번 나갈 필요 없이

전화통화로 어디로 갈지 알려주신다는~

꺄하하하핳

 

그리하야~(두둥)

5월 3일!

태풍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일당잡부로 첫 출근!

ㅋㅋㅋㅋㅋ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 남양주예요.

공장지대가 많답니다.

특히, TV홈쇼핑으로 방송되는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많아요.

제가 첫날 일한 곳도 TV홈쇼핑으로 방송되는 모자를 만드는 곳이었어요.

 

제가 했던 작업

모든 공정이 끝난 모자를 박스포장하는 일.

 

박스 아래쪽을 접고

뒤집어서 박스 안에 모자를 넣은 후

다시 박스 위쪽을 접어

기계 안으로 힘껏 밀어 넣으면

기계가 알아서 박스 위아래에 테이프를 붙여요.

그런 기계 처음 봤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ㅋㅋㅋㅋㅋ

 

 일은 힘들었어요.

점심시간을 제외한 8시간 동안

1초도 쉴 수 없는 시스템.

 

 

허리 한번 펼 수 없고

화장실도 참아야 된다능~

 

퇴근할 시간엔 허리가 안 펴졌고요

그 동안 서서 일해본 경험이 없는지라

발 디딜 때마다 발바닥에 심한 통증이 왔어요.

 

그렇게 비록 몸은 아팠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더군다나

그날 일한 일당은

그날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

 

 

입금확인을 하자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다음날 허리가 잠깐 아팠던 것 빼고는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번 주 내내 시간이 안됐고,

9일도 개인일정이 있어서

두 번째 출근은

5월 10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번엔 3일 연속으로 일할 예정이에요. 히히

 

 

모자공장에 일하러 갔던 그날

저 말고도 7명의 아주머니가 더 왔었어요.

대부분 5~60대.

 

생계 때문에 나오시는 분들도 계셨고,

노는 게 싫어서 나오신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렇게 열심히 사는 분들을 보니

난 정말 게으르게 살았다는 걸 새삼 알게 된...

존경심이 절로 우러러 나왔고요,

반성이 됐어요.

그리고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또, 아주머니들 눈으로 보자면 제가 아주 어린 나이이다보니

"참 좋을 때다"라는 말을 합창으로 하셨는데

그 말이 잊혀지질 않더라고요.

 

한번도

제 나이가

"좋을 때"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거든요.

늦으면 늦었지...

 

그러나 누군가의 눈에는

제 나이가 참 좋을 때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거예요.

 

"10년만 젊었어도!"

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는 편입니다.

 

 

ㅠㅠ

 

사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해도

변할 게 없을 거라는 건

누구보다 제 자신이 잘 알고 있어요.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나 자신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때문에

10년 전으로 돌아가 바꿀 수 있는 인생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야 하는데

그걸 이제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다방면으로 소중한 경험.

머리와 가슴을 일깨우는 경험.

놓취지않을꼬예요~

ㅋㅋㅋㅋㅋ

놓치고 싶지 않아요.

 

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이

새벽이슬 맞으며 일거리를 기다리다가

빈손으로 돌아가곤 한답니다.

 

그나마 이곳 남양주는

근로자보다 일자리가 많아서

그런 일은 드물다고 하네요.

감사한 일입니다.

 

저의 일용직 근로생활은 계속됩니다.

틈틈이 블로그에 게재할 예정이에요.

개인적으로 느낀 장점들이 꽤 많았는데

이번 포스트에 다 채우지 못해서 다음엔,

쓰지 못했던 장점들을 적어보려고 해요^^

아무도 안 궁금하겠지만

ㅋㅋㅋ

댓글